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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연합활동


▲ 9일 오후 서울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서 우리쌀지키기식량주권수호국민운동본부와 비아캄페시나 공동주최로 `식량주권 수호 WTO분쇄 공동행동전략 모색을 위한 열린토론회`가 열렸다.
ⓒ2004 오마이뉴스 권우성

세계 농민조직 '비아 캄페시나'

지난 92년 창설된 '비아 캄페시나(Via Campesina. 농민의 길)'는 40여개국 중·소규모의 생산자, 농민을 비롯해 80여 개의 아시아, 아프리카, 미국, 유럽의 농민공동체 조직이 가입된 단체다.

8개 대륙에 뿌리내린 이 조직은 세계 사회운동 조직 중 투쟁력과 조직력이 뛰어난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 6월 브라질에서 열린 4차 총회에서 각국 대표 300여명이 참석할 정도로 성황을 이루었으며, 비아 캄페시나 회원인 룰라 대통령이 참석하기도 했다. /

종교·여성·시민단체 등 11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우리쌀지키기 식량주권수호 국민운동본부(이하 쌀국본)'는 9일 오후 3시 서울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서 '식량주권수호와 WTO분쇄를 위한 공동행동전략 모색을 위한 열린토론회'를 열었다.

홍세화 <한겨레> 기획위원(빠리의 택시운전사 저자)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헨리 사가기(Henry Saragih. 인도네시아 농민연대 대표) '비아 캄페시나' 사무총장을 비롯해 프랑스의 농민활동가 조세 보베(Jose Bove), 윤금순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장 등이 참석했다.

조세 보베는 'WTO 문제와 국제연대'라는 제목의 발제에서 WTO의 농업시장 개방은 초국적기업에 봉사하는 규범이라며 식량주권을 확보하고 농민의 생존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WTO에 반대하는 전 세계 시민사회와 농민들의 연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세 보베는 "94년 출범된 WTO는 농업을 자동차나 전화기처럼 공산품으로 인식하고 있으나, 농업은 공산품으로 취급할 수 없다"라며 "각 국가간 농업의 이동은 5% 정도이며 나머지 95%는 생산지에서 소비되고 있기 때문에 농업을 공산품처럼 취급해선 안된다"고 WTO의 농업개방 압력을 반대했다.

조세 보베는 "WTO는 초국적 농업자본을 위해 각 세계간 농산물 가격동일화, 시장개방, 각 정부의 농산물 지원 금지 등에 대한 압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멕시코, 아프리카, 아시아의 농업들이 파괴되고 있다"며 "전 세계 농민의 단결을 통해 WTO에 대항하면서 식량주권과 식량안보를 각국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조세 보베는 특히 "비아 캄페시나를 통해 전 세계 농민과 시민사회가 단결해 식량이 인권문제이며 주권 문제라는 것을 주장해야 한다"며 "UN은 식량이 인간의 생명을 위한 인권의 문제임을 인정해야 하며 식량주권 확보를 위해 싸워나갈 때 이러한 주장을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 농민과 세계 농민의 연대를 강조했다.

헨리 사가기 '비아 캄페시나' 사무총장은 '비아 캄페시나의 투쟁 경험과 대응전략'이란 제목의 발제를 통해 세계 농민연대로 WTO에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비아 캄페시나가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와 투쟁을 벌이고 있다"며 ▲WTO에 대응하는 새로운 체제구축 ▲대규모 군중을 동원한 신자유주의 반대투쟁 ▲WTO 이데올로기에 대한 대안 마련 ▲농민단체·시민사회와의 국제적 연대를 4대 대응 전략으로 삼고있다고 밝혔다.

헨리 사가기는 또한 "비아 캄페시나의 입장은 WTO에서 농업을 배제하는 게 아니라 농업에서 WTO를 배제하는 것"이라며 "WTO 회의를 조직적으로 방해할 것이며, 각국 정부에 WTO 협상에 불참할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헨리 사가기는 특히 "UN은 세계 모든 농민을 위한 새로운 기구를 만들어야 하며 농민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회의개최를 요구한다"며 "우리는 토지 확보를 통해 직접 농작하는 투쟁을 조직화하고 있으며, 세계 농민의 연대를 통해 새로운 세상과 희망을 세계화시키는 게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며 WTO에 대한 국제적인 대항을 주문했다.

윤금순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회장은 '농업시장개방에 대한 한국농민의 투쟁'이라는 발제에서 "지난 94년 UR협상이 마무리되고 한국 정부가 WTO에 가입한 이후 농산물이 전면개방됐으며 쌀마저 개방되면 한국 농업은 끝장"이라고 위기감을 털어놨다.

윤 회장은 "쌀은 식량주권이며 사회·문화·정치적 의미를 가진 농산물로 쌀 개방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국민의 의지가 높다"며 "각계 각층의 쌀 지키기 식량주권 수호선언이 이어지고 있으며 쌀 개방을 저지를 위해 국민과 함께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 연합회장은 특히 "농민들은 쌀 개방이 되면 파산될 것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이를 막기 위한 광범위한 투쟁이 전개될 것"이라며 "정부에게 쌀 추가개방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과 WTO 협상에 적극 대응하도록 촉구할 것이며, 노무현 대통령은 농민대표와 함께 농업문제 해결을 위한 국민토론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조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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