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농민운동 단체인 비아 깜페시나(Via Campe sina) 소속 해외 농민운동가 10여명은 9일 오전 서울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서 기자 회견을 갖고 고(故) 이경해씨를 추모하고 세계무역기구(WTO) 반대를 선언했다. 비아 깜페시나는 이 열사 1주기(10일)를 맞아 10일을 `이경해 열사 추모 및 WTO 반대를 위한 국제 공동행동의 날'로 정했으며 해외 운동가들은 행사 참가를 위해 9 일 방한했다. 국제 공동행동의 날에는 멕시코, 일본, 필리핀 등 64개국이 참가하기로 했다. 이들은 국제 공동행동의 날 선포 회견문에서 "아시아에서 쌀은 경제적 중요성뿐 아니라 중요한 사회적, 문화적, 정신적 가치를 지니는데 쌀 시장이 개방되면 한국의 농업은 파괴될 것"이라며 "각국은 수출보다 국내 수요를 맞출 수 있도록 농업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투쟁호소문을 통해 "농민을 죽이는 WTO는 농업과 수산업으로부터 손 을 떼라"며 "WTO의 신자유주의 무역 정책에 맞서 식량주권을 지키자"고 호소했다. 회견에는 프랑스 농민연맹을 창설한 농민 지도자 조세 보베씨와 인도네시아 농 민연대 대표로 비아 깜페시나 사무총장(대표)으로 선출된 헨리 사라기씨 등이 참석 했다. 보베씨는 99년 미국의 횡포에 항의하기 위해 맥도널드 매장에 트랙터로 돌진했 다 구속됐을 때 전세계적인 석방운동이 펼쳐지기도 했던 세계적인 농민 운동가다. 식량주권과 유전자 조작 식품 반대운동을 벌이며 WTO에 저항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세계는 상품이 아니라'라는 책이 국내에서 발간되기도 했다. 보베씨는 "이 열사와는 99년 시애틀의 반WTO 시위 때 처음 만났고 이후로도 두 어차례 더 만났는데 한국 농업을 지키고 발전시키려는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며 "음식은 물이나 공기처럼 불가결한 것이기 때문에 각국은 자체적으로 국민들을 먹이려면 식량주권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 운동가들은 10일 전북 정읍과 경남 진주를 찾아 전국에 동시다발적으로 진 행되는 우리쌀 지키기 투쟁대회에 참석하고 11일에는 서울 대학로 등에서 열리는 WT O 도하개발어젠다(DDA) 반대 국민대회에 참석하는 한편 이경해씨 묘소를 방문한다. 한편 영화인 470여명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도 이날 열린시민공원에서 기자회 견을 갖고 쌀 개방 반대를 선언했다. sisyphe@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