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 세계 여성농업인의 날에 즈음한 여성농업인단체 공동성명서

 

여성농업인은 세상의 주인, 농업의 주체다.

한 발 더 나아가는 성 평등한 농촌과 여성농업인의 권리 보장을 바란다.

 

1995년 북경에서 열린 4차 세계여성회의에서 세계 쌀의 날인 1015일을 세계 여성농업인의 날로 제정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1997UN은 여성농업인을 육성하고 양성평등 및 삶의 질 등 권익향상을 위해 매년 1015일을 세계 여성농업인의 날로 선포했다.

 

세계의 절반, 식량 생산을 책임지는 여성농업인의 노동과 가치는 소중하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의 확산과 기후위기가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우리의 생명을 지키는 건강한 먹거리, 식량과 환경을 보전하는 농업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시기이다.

여성농업인은 식량 생산은 물론 농촌공동체를 위한 노동과 헌신 등 농업과 농촌을 유지하는데 있어 많은 부분을 책임져 왔다. 이상기후현상이 급격히 늘어난 기후위기 시대에 농사의 시작이자 생물다양성을 지키는데 있어 기본이 되는 종자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렇기에 세계인구의 절반인 여성, 그 중에서도 오랫동안 씨앗을 지키며 식량 생산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여성농업인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주목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농업인은 열악한 노동조건에 놓여있고, 법과 정책에서도 소외받고 있다.

2018년 전남 나주와 영암의 고령여성농업인이 무수확 작업을 마치고 돌아가던 중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2019년 농촌진흥청의 농업인 업무상 손상 조사에서 고령 여성농업인의 넘어짐 사고가 많다는 결과 발표도 있었다. 여성친화형 농기계에 대한 요구는 계속되어왔으나 부진한 개발과 보급 탓에 이용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성농업인들은 농사를 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농업인임을 증명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며, 경영주로서의 지위 보장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있고 있다. 농지 소유와 농산물 출하를 본인의 이름으로 하기 위해서는 90일 이상 영농을 하고 있다는 농업인 증명을 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2009년에 들어서야 시행되었다. 또한 농사를 짓다가 사고를 당해도 농업인의 자격으로 제도적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세계여성농업인의날을 맞이하여 우리는 성 평등한 농촌과 여성농민의 권리 보장을 바란다.

10년 넘게 여성농업인의 끈질긴 요구로 2019년 여성농업인 전담부서가 설치되었고, 여성농업인정책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 중 한 가지가 바로 오늘과 같이 세계여성농업인의날을 기념하고 여성농업인의 자긍심을 나누는 자리를 갖게 된 것이다. 중앙 여성농업인 전담부서 설치에 이어 전국 도와 시군으로 확대되는 것도 긍정적인 변화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모든 도와 시군에서 여성농업인들이 언제든 찾아가 요구를 전할 수 있는 전담부서와 전담인력이 마련되길 바란다. 여성농업인도 농사의 주체로, 당당한 농업인으로서 법으로 권리가 보장되는 것은 물론 정책에서의 불평등한 부분들이 하루빨리 개선되어야 한다. 성 평등은 여성농업인의 가장 오랜 요구이자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될 문제이다.

농사짓고 농촌에 살고 있는 모든 구성원들이 평등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미래를 만들자.

 

20201014

농가주부모임전국연합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 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