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주의와의 투쟁속에서 성장해 온 세계 노동운동과 한국의 진보운동③

한국 진보운동과 인연이 없는 특정시기 문제인가?

 

-사상의 변질이 분파를 낳고 분파가 조직의 변질을 가져 온다

노동운동 과정에 발생한 기회주의와 그와의 투쟁속에서 운동이 발전해온 역사적 과정을 개괄해 보았지만 사실 이 역사는 19세기 40년대에 마르크스주의가 출현하고 특히 제1국제당시기 마르크스주의와 프루동주의,라쌀주의,트레드유니온주의 등과의 투쟁을 벌였을 때까지 거슬러 올라가 봐야 한다.

하지만 이 글의 목적은 그 역사를 순수 개괄하려는데 있지 않으며 기회주의가 노동운동에 막심한 해독을 끼친 문제를 부각시키는데 초점을 맞추자니 제2국제당 이후 문제를 고찰하게 됐다. 그런데 이것 역시 이 글의 목적이 아니다.

필자가 이 글을 통해서 제기해 보려는 것은 여기서 논한  기회주의 문제가 과거 특정시기의 문제이며 한국의 진보운동에게 있어서 연관이 없는 문제라고 볼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한국의 진보운동이 한때는 국회내에 당당하게 원내교섭권을 가질만큼 의석을 가진 정당을 갖게 될 정도로 장성,강화됐었는데 불과 몇해 안가서 당 자체가 깨지고 선거에서도 참패할 정도로 대중의 지지도가 추락하고 권력도 무서워 안하는 한심한 꼴로 왜 되었는가?

진보 정당 또는 운동 내부가 너무나도 경직되었거나 자체 미숙성 때문이라는 것은 오늘처럼 난립상태가 되어버린 상황에서 진보운동가들이 거의 말하는 문제이다.

그런데 그 미숙성 가운데 진보 정당이나 운동 내부에는 투쟁 과정에서 생기고 그들과 투쟁하는 것이 불가피한 일이라는 것을 알고 그에 얼마나 철저히 대비했는가 하는 문제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필자는 이 전에 쓴 글에서 분파는 사상의 변질로부터 시작된 다고 썼지만 더 보충한다면 그 사상의 변질이 분파를 낳고 그것이 조직의 변질을 가져 온다고 해야 하겠다.

그렇다면 이 같은 문제가 지난 시기 기회주의자들이 겉으로는 노동자해방을 인정한다면서 그의  ‘낡은 측면’을  ‘수정’하고  ‘보충’한다며 그 변혁적 진수를 거세하려 했던 일이나 트로츠키가 민주적 중앙집중제를  압제’, ‘전횡’, ‘관료화의 권원’이라고 반대했으며 당내에서의 분파활동의 자유를 공공연히 주장했던 것과 유사하다고 느껴지지 않겠는가?

또한 기회주의자들이 노동자계급을 비롯한 변혁역량의 단결을 방해하고 분열을 조성하거나 투쟁기반을 붕괴시켰다는 일을 놓고 민주노동당의 분당사태 과정에 민주노총이 민주노동당에 대해 배타적 지지 방침을 철회한 것을 다시 생각해볼 필요는 없겠는가.

-트로츠키의 투항주의적 본색과 함께 생각나는 것

또 한가지,진보 정당이나 운동가들 내부에서 성찰과 재구축 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반드시 울려 나오는 진보당의 대북자세 문제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고저 한다.

인터넷 언론에 게재된 좌담록들을 봐도 진보끼리 언제까지 싸우고만 있겠느냐면서 막상 진보진영이 뭉치는 문제에서는 통합진보당이 걸림돌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내란음모혐의 때문에 당이 해산 위기에 처했다가 그것이 무죄임이 밝혀지기는 했지만 최악의 여건에서 치러진 선거에서 통합진보당을 지켜낼 기반을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북한문제와 패권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자기 성찰’문제가 여전히 그림자처럼 따라 다닌다.진보당의 대북관 문제를 놓고북한에 대한 일방적 옹호자’라고 사실상종북’ 몰이의 시각이 계속 횡행할 뿐 아니라 지어북한에 대한 비판적인 포용자’가 되라고까지 추궁하는 이들을 보면 그 같은 주장들이 진보의 재구축에서 진보당을 배제하자는 의도로 비춰져도 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그들이 말하는 진보당의 대북관 가운데 북핵문제를 놓고 제창되는모든 핵은 악’이라는 식의 핵 알레르기적 주장은 스쳐 지날 수 없는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핵무기는 무조건 악이고 철폐돼야 한다면 그렇게 말하는 이들은 세계에서 첫 핵보유국이 되고 그것을 실전에 써먹었을뿐 아니라 정전협정에 위반되게 우리 땅에 핵무기를 반입해 한반도 핵문제를 유발시킨 미국에 대한 비판은 왜 없는가?

본의든 아니든 이는 미국에 대한 굴종이라고 밖에 달리 볼 수 없다.

그래서인지 카우츠키는 극단적 언사와 행동으로 자기 정체를 은폐했으나 본색은 투항주의자였다는 것을 생각할 때마다 그 사람들 생각이 자꾸 떠 오른다.

미숙하나마 진정한 의미로 진보의 재구축을 바라는 마음에서 써본 글이니 진지한 사색의 단초가 되면 다행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