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고사 폐지! 성적공개 반대!


지난해 치러진 일제고사 성적이 발표되면서 전북 임실지역에는 기초학력 미달이 한 명도 없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농민들은 다 쓰러져가는 농촌지역에서도 잘만하면 대도시 교육이 부럽지 않게 아이들을 키울 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감과 어렵기는 해도 사람살기에는 농촌이 그만이라는 안도감을 가졌다. 그러나 그 소식이 알려진지 얼마 안 되어 성적조작이 알려지고 임실지역 뿐만 전국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밝혀졌다. 더구나 성적이 부진한 학생들은 아예 시험에 응시하지 못하도록 하는 비교육적 행태까지 있었다고 하니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육현장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또한 당초에 5%의 표집학생 성적만 통계 처리하겠다는 것이 100% 전수통계로 처리되어 발표되었다. 일제고사 성적공개는 농촌지역의 학교에게는 치명타를 입히는 꼴이다. 신자유주의 개방농정으로 인해 농촌경제의 몰락으로 젊은이들의 농촌유입이 거의 없다시피 하고 올해만 해도 87개의 학교가 폐교되었다. 농촌의 인구가 20%가 유지되어야 건강한 사회발전이 이루어진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가뜩이나 농촌지역의 교육환경이 열악하여 국회에서도 강기갑 의원과 26명의 국회의원들이『농산어촌교육지원특별법』을 발의하여 농촌지역 교육을 살려보려고 안간힘을 쏟고 있는 마당에 현 정부는 일제고사 성적공개로 지역과 학교 간 무한경쟁에 돌입하게 하고 농촌지역 학교를 대놓고 죽이고 있는 것이다. 성적 공개 이후 대다수 농촌지역의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장래에 대해 불안해하거나 아예 포기하는 실정이다.


이번에 일제고사 성적의 공개는 그나마 농촌지역 학생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던 농어촌특별전형제도조차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이다. 농촌지역의 불리한 교육여건을 감안하고 또한 농촌지역 학교의 학생들에게도 수시모집에서 우선 선발권을 부여한 기존 정책의 의미를 송두리째 앗아버린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한나라당에서 지속적으로 3불 정책 폐지 운운하고 있고 이미 고려대학교에서는 고교등급제를 실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모든 과정 속에 현 정권의 교육철학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기득권에게 더 많은 교육의 기회와 혜택을 주고 그에 따라 부와 권력을 세습하려는 것 아닌가!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 생산을 위해 피땀 어린 고생을 마다않는 농민들의 교육문제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어떠한 고민의 흔적조차 없는 것이 서글픈 현실이다.


3월 10일 치러지는 일제고사를 31일로 연기한다고 했지만, 이는 연기가 아니라 폐지되어야 마땅하다. 또한 성적을 공개하는 일은 있어서 안 될 일이다. 연 3회에 걸쳐 일제고사를 치르고 성적을 공개한다는 계획을 즉각 폐기하고 그 비용으로 농어촌 지역의 교육을 살리기 위한 지원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전국 여성농민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농촌지역을 죽이는 교육정책을 실시하게 되면 농촌지역의 제 단체와 연대해서 일제고사 폐지운동에 돌입할 것을 밝히는 바이다.


2009년 3월 9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 김 경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