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각 지의 여성 농민 이장과 부녀회장들이 4일 쌀값 폭락 해결과 함께 대북 쌀 지원 재개를 정부에 촉구했다.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여농)은 이날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대로는 설을 맞이할 수 없다"며 "정부는 대북 쌀 지원을 재개하여 쌀값 폭락 해결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전라북도, 강원도, 제주도 등지에서 모인 여성 농민들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작년 여름부터 시작된 쌀값 폭락으로 인해 설을 맞이하는 여성농민들의 가슴은 참담하기만 하다. 지난 가을, 우리 전국의 150만 여성농민은 쌀값 보장과 쌀 대북지원을 요구하며 삭발과 여의도 노숙농성으로 우리의 절박함을 호소하였다"면서 "하지만 정부는 우리의 요구를 귀담아듣지 않았고 결국 쌀값 폭락으로 인한 문제는 계속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지금도 전국의 각 시.군청에는 쌀값 보장을 요구하는 농민들의 나락이 그대로 쌓여 있으며, 충남과 경남의 농민들은 쌀 직불금 지원 조례 제정을 위해 장날마다 농민들에게 서명을 받고 있다"며 "또한 전북 정읍에서는 농민의 이익을 앞장서서 실현해야 할 농협이 오히려 쌀값 보장을 요구하는 농민들을 고소 고발하는 사태가 발생하였으며, 경북에서는 시.군청에 적재된 나락이 공공비축미로 들어간 것에 대해 차액금을 내놓으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는 실정"이라고 개탄했다.

'쌀값 대란'에 대해 정부의 대처가 임시방편에 불과하며, 현실적 측면과도 상당한 거리가 있다고 단체들은 주장했다.

"쌀값이 폭락한 상태에서도 공공비축미 양을 조금 늘린 것으로 스스로의 역할을 다했다는 것이 쌀 관세화만을 주장하고 있"는데다 "나락을 심어야 할 논에 콩이나 조사료 등을 심는 것을 대책이라고 제시"하고 있지만 "황당하기 이를 데 없"는 대책이라는 것이다.

단체들은 또 "정부는 쌀값 폭락으로 인한 소득감소는 변동직불금으로 다 보장이 되니까 큰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해왔다"며 "하지만 정부가 제시한 17만 원이라는 목표가가 애시당초 생산비에도 못 미칠뿐더러 변동직불금도 시장가의 85%만 보전하는 금액이기 때문에 농민들의 손실금을 제대로 채워 주지 못하는 것은 이미 수차례 주장해 왔다"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14만 2천 원이라는 전국 평균가도 실제 대다수 쌀 생산량을 차지하고 있는 미작지대의 실거래가와는 상당한 차이가 나는 금액"이라며 "농민들의 소득이 수치상으로는 5~15% 떨어졌다고 하지만, 생산비와 물가가 오른 것을 반영한다면 실제로는 그 이상 소득이 떨어졌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강다복 전북 김제시 용지면 모산마을 이장은 "다른 국가로부터 수입된 농산물 때문에 우리 농민들이 더욱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다. 판매가는 계속 떨어지는데 생산가는 반대로 오르고 있다"며 "올 상반기까지 쌀값이 해결되지 않으면 전국의 부녀회장과 이장들이 모두 나서서 쌀값 해결을 촉구하며 서울로 올라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성 농민들은 "문제의 핵심은 여전히 창고에 쌓여 있는 재고 물량이다. 대북 지원 재개를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며 "혹여라도 남북관계가 무르익는 정도에 따른 대북지원을 계산하고 있다면 당장 마음을 바꿔야 한다. 적어도 올 여름이 시작될 때까지 창고물량을 없애지 않으면 작년보다 더 심각한 사태가 발생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촉구했다.

이영순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그동안 농민들이 쌀값 대란 해결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묵묵부답"이라며 "어려운 일 아니지 않나. 대북 쌀 지원 재개는 우리도 살고, 민족의 일원인 북도 사는 윈-윈 정책인데 대통령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