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9일자 진보정치 기사입니다.



지주회사식 신경분리는 농협정신 포기, 경제사업 활성화는 빚 좋은 개살구!


농업담당 연구원 류화영


3월 초순임에도 여전히 추운 영하의 날씨다.

이 추운날 문래동 민주당 당사앞에서 노숙농성이 시작되었다. 지난 4일 농협법개정안이 농림수산식품위원회를 통과함으로써 농민들의 17년 동안의 숙원인 농협개혁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통과된 개정안은 2009년 12월 반협동조합적인 정부 원안에 농협중앙회의 요구가 합쳐지면서 경제사업 활성화를 끼워넣은 것이다.

일부 언론들은 ‘신경분리와 경제사업 활성화’를 앞세워 마치 농협법개정안이 농민들의 요구를 잘 반영한 것인냥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그러나 본질은 결코 그렇지가 않다.

첫번째, 가장 근본적인 문제로 신경분리는 분명 농민들이 오랫동안 요구해온 것이다. 하지만 누구를 위한 신경분리인가? 어떤 방식의 신경분리인가?는 하늘과 땅 차이다.

애초 농민들이 요구했던 것은 현행 중앙회가 가지고 있는 운동체적 기능과 경제사업·신용사업을 각각 분리하여 별도의 법인으로 독립시킬것을 요구하였다. 운동체적 기능은 개편 중앙회(가칭:전국협동조합총연합회)가 사업은 하지않고 회원조합에 대한 교육, 지도, 감독, 대정부농정활동을 수행하면서 협동조합운동의 중심체 역할을 하고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전국조직을 분리하여 각각 신용사업연합회, 경제사업연합회로 별도 법인화하여 회원조합의 통제하에 전문성을 강화하고자 한 것이다.

그러나 개정안은 진정한 협동조합적 방식인 ‘연합회’ 체계를 거부하고, ‘지주회사’ 방식을 택했다. 자주회사란게 무엇인가? ‘주식을 소유함으로써 다른 회사의 사업활동을 지배 또는 관리하는 회사이다.’

즉 농협중앙회가 자본금을 출자하여 경제지주와 금융지주를 설립하고, 그 밑에 여러개의 자회사를 거느리는 형식으로 개편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현행처럼 중앙조직이 회원조합과 조합원 위에 군림하며 농민의 이익은 커녕 농민들을 상대로 더 많은 이윤을 내어 중앙회의 배를 불리겠다고 하는 것이다.


두번째, 개정안에서 얘기하는 경제사업활성화는 빚좋은 개살구 일 뿐이다.
농협중앙회의 경제사업이 활성화 되면 당연히 농민들에게 많은 수익이 돌아갈 것이라고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경제지주회사의 각종 품목별 자회사는 회원조합의 사업과 경합되거나 마찰을 발생시켜 오히려 경제사업이 활성화 될수록 지역조합과 농민들은 설자리를 잃어가게 될 것이다. 현재에도 김치가공사업이라든가, 양돈조합의 도드람과 농협중앙회의 목우촌이 시장에서 경쟁하는 현실로부터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결과이다. 또 지역조합은 경제지주 자회사(농협유통)의 식품·유통 컨소시엄을 통한 소매점역할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지역농협의 경제사업 활성화 조항은 지역농협이 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의 효율적인 판매를 위해 중앙회에 판매를 위탁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그 조건과 절차를 결정하는 것은 지역조합이 아니라 중앙회이다. 지역조합에 대한 실적평가 및 자금 배분 권한이 중앙회에 있는 상황에서 현재의 종속관계는 그대로 유지, 아니 더 강화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지금 농민은 연이은 쌀값 폭락과 사상유래없는 구제역·AI로 너무나 시름겹다. 그런데 그나마 농민들에게 바람막이가 되어주어야 할 농협까지도 빼앗으려 한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농협은 협동조합이지, 지주회사가 아니다.
한나라당과 정부, 농협중앙회 그리고 하루아침에 농민들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버린 민주당은 더 이상 농민의 고

통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더 늦기 전에 현재의 개악을 중단하고, 농협법 존재 목적과 농민의 열망에 부합하는 진정한 농협개혁에 나서야 할 것이다.


(더 자세한 내용은 3월 10일자 정책&이슈를 참고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