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의 농번기 마을공동 급식지원사업이 반가운 이유
2012년 05월 29일 (화) 10:16:00임은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정책위원장 webmaster@ikpnews.net

전여농 경남연합의 운영위원회 회의가 있어 진주에 갔다. 바쁜 농사일에 몸이 몇 개라도 모자라지만 대충 일 정리하고 모이신 분들이 스무 명 남짓. 여성농민들에게 자석처럼 달라붙는 자녀들이 있으니 아이들까지 합하면 스물다섯의 열기가 봄밤의 사무실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회의를 한참 진행하다 여성농민들의 바람이 이렇게 이루어지는구나 하며 뿌듯한 시간이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경남연합에서 인사드립니다. 이번에 시범적으로 진행되는 농번기 마을공동 급식사업은 ‘농번기에 여성농민들의 영농중단을 예방하고 농사에 집중할 수 있게 도움으로써 농업생산성을 높이고 여성농민들의 수고를 덜기 위한’취지로 여성농민회에서 제안한 정책을 경상남도에서 받아들여 시범적으로 시작되는 사업입니다.” 로 시작되는 농번기 마을공동 급식사업에 대한 안내문에 대한 토론 시간이 바로 그 시간이었다.

부지깽이도 덤벙인다는 일철을 맞이하면 여성농민들은 남성들에 비해 끼니해결이라는 부담이 더해진다. 품앗이로 일을 하거나 일꾼들을 사서 일을 할 때나 식구들이 일을 할 때 일하다가 밥하러 집으로 뛰어가 점심밥 이고 나와 식사마치면 뒷정리하는 시간들로 여성농민들은 몸도 마음도 분주하고 힘들다. 또한 자기 작물의 특성을 잘 알고 효율적인 방식을 잘 알기 때문에 식사를 위해 쓰이는 시간동안은 농작업의 효율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십년 전 전여농의 초기활동가 교육에서 만난 다른 여성농민들과 농사짓고 살면서 제일 힘든 점이 무엇인가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몇 사람들이 일꾼들 밥이라 대답했고 많은 사람들이 절대 공감을 표시했다. 이러한 고충과 이에 대한 해결방법들을 모아 전여농에서는 대선과 총선에 여성농민 요구안으로 이미 발표하기도 했다.

강원도 철원이나 전라남도 나주, 전라북도의 완주에서도 이루어지던 농번기 마을공동 급식사업은 작년 전여농 경남연합과 경상남도의 농업정책간담회에서 제안이 되어 올해 197개 마을에 25일 동안 부식비, 조리원 인건비, 위생복, 모자 등 준비금 명목으로 170만원 정도 지원이 된다고 한다.

회의에서는 이 제도가 본 취지에 맞게 이루어져 이후에는 더욱 확대되고 발전될 수 있도록 하기위해 여성농민회에서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를 의논했다. 회의에 참가한 경남연합의 운영위원님들은 여성농민들의 일손을 덜고 농민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제도를 경남연합의 여성농민회가 이루어냈다는 자부심에 뿌듯해보였고 사업의 투명성과 효율성, 적절성을 높이기 위한 모색들을 하며 진지한 논의를 이어갔다.

‘농민들의 노고에 비하면 얼마 되지 않는 지원사업이지만 마을에서 의논하여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시고 농번기 며칠만이라도 여성농민들의 수고로움을 덜고 마을이 함께 밥을 먹으며 화합할 수 있는 좋은 사업이 되기를 바라며 이 사업비를 꼭 명목과 취지에 맞게 사용하셔서 시범사업의 성과가 내년에도 더 많은 마을로 확산될 수 있도록 협조하여주실 것을 당부 드린다’는 내용으로 마감하고 있는 이 안내문을 보면서 생각했다.

이십년 전부터 아니 그 훨씬 전부터 여성농민이 몸소 겪은 어려움을 풀기 위한 여성농민들의 고민들이 절대로 헛되지 않았음을. 한 밤중까지 이어지는 여성농민들의 열기가 있고 들과 사람들 속에서 흘러내리는 여성농민들의 땀과 눈물이 있기에 우리들의 삶은 점점 더 좋아질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