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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여성농민운동가 故 오추옥 열사를 우리 가슴에 묻으며...

-성주군여성농민회-

꿈에도 몰랐습니다. 당신을 이렇게 황급히 보내게 될 줄을... 어제까지도 우리 곁에 있던 당신이 이 땅 여성농민의, 농민의 고통을 온 몸으로 끌어안고 가시게 될줄을 꿈에도 몰랐습니다.

농사가 재미있다고 용식씨랑 잘 살고 싶다고 말하던 당신이, 너무 힘들다고 술 한잔 끝에 속내를 드러내며 앞날을 걱정할 때도, 어느날 성주군여성농민회 모임에 손뜨개 모자를 눌러쓰고 빼꼼 고개를 내밀며 특유의 끼로 우리 모임을 즐겁고 유쾌하게 만들던 당신이, 참 활달하고 열정적이던 당신이, 시세 여자들이면 한번 해보는 사치도 아닌 보통 여자들이 하는 몸치장 조차도 뒤로 미루던 살뜰하던 당신이, 깊은 속내에는 이 땅의 딸들의 애환이 그대로 스며있음을 알고 더 친밀하게 느껴졌던 당신이, 이렇게 여성농민열사 아니, 농민열사가 되어 여성농민의 가슴에 바통하게 묻게 될 줄은 꿈에도 꿈에도 몰랐습니다.

지역 여성농민들을 모시고 당신이 처음 갔던 경북 여성 농민 한마당에서의 당신이 기억납니다. 지역 문예공연에서 성주의 꽃봉우리 예술단 공연에서 떨려서 떨려서 우황청심환을 찾으면서도 멋지게 노래하던 당신의 볼그레한 볼을...
2004 전국여성농민 전진대회에서 쌀개방반대노랑풍선을 들고 무대를 누비며 예쁜 몸짓으로 하나가 되던 그 예쁜 모습을 이제는 가슴에 담습니다.

2005년 뜨겁던 여름 성주 벽진면 나북실, 초전 대장리, 선남면 오도리, 수륜면 계정리 마을을 찾아 건강교육과 쌀교육을 하며 마을여성농민의 친구이자 벗이고자했던 당신의 고운 마음을 이제 여성농민의 기억속에만 남기게 되었습니다.
지난 봄 참꽃이 뒷산을 발갛게 물들이던 예쁜 집에서 밥 한번 하고 싶었는데 돈이 없어 너무 안타까웠다며 산에서 받은 곡우물에 맑백숙 푹 끓여 우리를 기분좋게 부르던 당신은 참 정 많은 분이었습니다. 조금만 기쁜 일이 있으면 "언니 기쁜소식"하며 전화를 돌리던 당신은 참 명랑한 분이었습니다.

경북여성정책개발원에서 있었던 부부캠프에서 만났던 당신들 부부의 모습은 한마디로 "참 아름다운 그림"이었습니다. 알콩달콩 참 예쁘게 서로를 보듬어 주는 모습은 함께 참여했던 부부들을 부럽게 하고 감동케 했습니다.
2000년 결혼후 정리해고된 남편과 함께 1년후 귀농생활을 참 열심히 농업과 함께하려 했던 당신의 비지땀은 절망이 되어 돌아왔지요. 농사는 지을수록 적자가 늘어나는 농촌의 현실앞에 서있었던 당신의 암담함이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올해 봄참외 실패후 8월 불볕더위에서도 잠시 만날틈도 없다며 얼굴도 안보여주며 수박과 방울토마토를 자식 기르듯이 온 힘을 쏟으며 당신의 씨값 약값도 못건지며 시장에 내던질때의 당신의 심정이 우리 온 마음을 헤집습니다.

이제는 당신을 추옥아 추옥언니라고 가볍게 부를 수 없음을 우리는 잘 압니다. 쌀개방 강행하는 노무현 정권에게 희생된 여성농민열사라고 불러봅니다. 가족들의 통곡속에서 여성농민들의 비통속에서 이제 당신을 우리 가슴에 묻으려 합니다. 당신의 뜻과 농민도 주인되는 세상의 염원은 남겨진 우리 몫입니다.

부디 고이 잠드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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