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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전여농 2011.12.06 15:04:54 609
추도사 추옥아! 추옥아! 목메이게 불러봅니다. 목이 터져라 불러봅니다. 너무도 황망히 우리곁을 떠나버린 소중한 사람 추옥이를 불러봅니다.
추옥이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어려서 부모님을 여의고 큰언니품을 엄마품으로 여기며 자라 지금의 남편을 만나고 우리둘이 열심히 일하면 살아볼만 하겠지... 그렇게 소박하게 건실하게 살았습니다.

이제 농사 지은지 5년 봄이면 씨뿌리고 여름이면 가꿔 가을이면 거두어들이는 농사의 재미도 채 느끼기 전 아이도 없이 둘만 사는 살림인데도 왜 빚이 늘어만 가는지 참으로 이세상이 원망스러웠습니다. 그러다가도 여성농민회 언니들과 술한잔 걸치고 그래 다시 시작하는거야 하며 하하 웃고 오히려 다른 여성농민들에게 힘이 되어준 그런 여성농민이었습니다.

먹지않고 사람이 살수 있습니까? 여성농민 오추옥은 먹거리를 생산하여 국민의 생존을 책임지는, 이사회가 돌아갈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노동을 해온 위대한 사람이었습니다. 민중이었습니다. 바로 우리들 자신이었습니다. 땡볕에 밭고랑, 논고랑을 박박기며 살아보겠다고 사람답게 살아보겠다고 억척스레 땅을 일궈온 우리들 이었습니다.

사진속에서 추옥이가 웃습니다. 2005년 전국여성농민전진대회에서 '쌀개방 강요하는 미국놈 개새끼'라고 쓴 노오란 풍선을 들고 추옥이가 웃습니다. 추옥이가 걷습니다. 올 가을 대구경북여성가을걷이 큰잔치를 마치고 농산물명예감시원 캠페인에서 파아란 민복을 입고 대구시민들에게 유인물을 나누어 주며 추옥이가 걷습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추옥이의 모습을 더이상 볼 수가 없습니다.
오늘밤 억누르는 빚에 가슴졸이다가도 아침이면 씩씩하게 들로 나가고, 저녁이면 읍내 선전전을 나가 우리 농업을 지키자고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어 보자고 우리 스스로가 희망이 되자고 외치던 추옥이를 더이상 볼 수가 없습니다.

이제 우리는 추옥이를 가슴에 묻습니다. 심장에 새깁니다. 여성농민운동가 고 오추옥열사로 심장에 새깁니다. 그리고 그 심장으로 살아갈 것입니다. 우리가 추옥이가 되어 살아갈 것입니다. 추옥이가 되어 씨를 뿌리고 곡식을 거두고 농민해방세상, 자주민주통일세상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그리하여 추옥이는 다시 살아날 것입니다.
이자리에 있는 여성농민들의 목소리로 팔과 다리로 눈동자로 다시 살아날 것입니다. 여성농민여러분, 농민여러분 이자리에 함께하신 여러분! 우리 더이상 슬퍼하지 합시다. 눈물흘리지 맙시다. 우리에겐 눈물훔치며 주저앉을 시간이 없습니다. 이땅의 위정자들이, 추옥이를 죽음으로 내몬 그들이 아직도 정신차리지 못하고 쌀개방 국회비준을 강행하겠다고 설치는 이세상을, 이땅의 어버이 농민들의 목숨을 파리목숨인양 우습게 아는 이세상을 이제 우리가 뒤집어 엎읍시다. 그게 추옥이의 뜻입니다.

오추옥열사가 우리에게 간절히 바라고 바라는 열사의 뜻입니다. 온몸이 타들어가는 고통속에서도 우리에게 남긴 간절한 한마디 '쌀개방안돼' 그 한마디를 결코 잊지맙시다. 열사여!
오추옥 열사여 고이 가소서 그대 가시는길 외롭지 않게, 쓸쓸하지 않게 우리가 당신이 되어 이제 투쟁으로 떨쳐나서리니 오추옥 열사여 먼저가신 민족민주열사들과 함께 고이 잠드소서. 편히쉬소서.

2005년 11월 19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 윤금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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