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0 전여농 후원의밤을 진행했습니다.
아래는 후원의밤 당일 양옥희 회장님 인사말입니다.
젖으면 두렵지 않습니다.
빗방울이 한 두방울 떨어질 때는 조금이라도 젖을까봐 피하려합니다.
하지만 온 몸이 젖으면 더 이상 두렵지 않습니다.
어릴 적 젖은 채로 빗속을 즐겁게 뛰어다니며 놀던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비에 젖으면 비를 두려워하지 않듯이
희망에 젖으면 미래가 두렵지 않습니다.
두려움이 있다는 것은 나를 그곳에 모두 던지지 않았다는 증거이겠지요
우리는 무언가를 함에 있어 몸을 사리고 있는 건 아닌지
무엇을 하든지 거기에 온몸을 던질 때
마음이 편해지고 자유로워짐을 느낍니다.
이름을 얻는다는 것은 지위를 얻는 것입니다.
이름에 걸맞는 자격을 갖는다는 것입니다.
이름을 가진 존재는 사회적 생명을 가집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이름없이 살았습니다.
농민이라는 지위와 자격없이 살아왔습니다.
1989년 여성농민회의 시작은 이름을 가지기 위한 선언이었습니다.
전여농의 역사는 우리의 사회적 생명을 찾기 위한 싸움이었습니다.
지난해부터 우리의 이름을 제대로 얻기 위한 싸움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농민의 당연한 권리를 명문화하고, 농민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사람들도 농민으로 인정받기 위한 법입니다.
여성농민들이 한사람 한사람 만나 법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고 입법청원에 동참시켰습니다. 입법청원의 성사는 여성농민의 간절함 덕분이었습니다.
CPTPP투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권력을 가진자들이 가장 먼저 버리는 국민은 농민이었습니다.
이 나라가 가장 먼저 포기하는 것은 농업이었습니다.
이번에도 그렇습니다.
일관된 개방농정이 농민을 소멸로 내몰았지만 우리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쉽게 물러난 적이 없습니다.
우리는 지난시간으로부터 이어져왔으나, 새롭게 시작된 싸움의 앞에 섰습니다.
지난시간보다 더 험한 싸움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번에야말로 이 싸움을 승리하며 끝낸다는 결심입니다.
여성농민.
당연하게 얻은 이름이 아닙니다.
30년 넘게 함께 걸어온 회원여러분의 힘으로 만든 이름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해주신 소중한 동지들 덕에 지켜온 이름입니다.
언제나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여농, 열심히 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