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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연합활동



어제 하루가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준비하기 위하여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으로 향했습니다. 이미 경찰들은 경계를 강화하고 있었고, 시민열린마당에는 환경운동 단체 활동가들의 농성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우린 얼마 남지 않은 기자회견 시간을 맞추기 위하여 바쁘게 준비하였습니다. '국민적 합의 없는 쌀협상 무효, 쌀 전면 재협상 요구, 식량주권 사수를 위한 여성농민대표자 단식농성 선포 기자회견'에는 전국에서 50여명의 전여농 회원들이 참가하였고, 현애자 의원님과 오종렬 의장, 정광훈 의장, 정재돈 대표, 이미혜 회장, 이강실 공동대표, 박인숙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이빈파 집행위원장 등 각 단체 대표자들도 함께 하였습니다. 새벽 일찍 비행기를 타고 상경할만큼 전여농 회원들에게는 이번 투쟁이 절박하였습니다. 단식농성 선포 기자회견을 힘차게 마치고 전여농 회원들은 14시경 근처에 있는 미대사관으로 향했습니다. '전여농 회원 여러분~'이라는 말이 들리는 순간 20여명의 회원들은 미대사관 정문 앞에 멈추어 '쌀개방 강요하는 미국을 반대한다'는 플랑을 펼쳐 들었습니다. 예상못한 경찰들은 상황에 놀라며 잠시 주춤했습니다. 설마 바로 옆에 농상장을 벌린 사람들이, 그것도 여성농민들이 미대사관 기습시위를 하리라고는 예상 못한 듯 했습니다. '쌀개방 강요하는 미국을 반대한다'라고 구호를 외치는 전여농 회원들을 전경들이 한겹두겹 에워싸기 시작했습니다. 방패로 밀어 가운데로 몰았지만 전여농 회원들의 구호소리는 커져만 갔습니다. 비자발급을 위하여 주변에 서있던 사람들은 어떻게 몇 배나 많은 수의 전경들이 적은 수의 여성들을 무자비하게 몰아부칠 수 있냐며 항의했지만 경찰간부들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 사이 10여명의 회원들이 결합하여 30여명의 대오로 늘었습니다. 이윽고 회원들은 계란을 미대사관 정문을 향해 던졌습니다. 전경은 방패를 높게들어 막기 시작했지만 분노를 담은 계란은 미국을 향해 던져졌습니다. 전여농의 미대사관 기습시위에 경찰은 현장에 있던 전여농 회원들 35명을 전원 연행하였고, 시민열린마당에 노상농성중이던 농성단에도 해산을 경고하기 시작했습니다. 전여농은 하루로 끝낼 투쟁을 하기 위하여 새벽 일찍 상경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때 까지 하겠다는 각오로 농성단을 꾸렸기에 천막을 비롯한 농성장 준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천막이 시위용품이라며 차에서 내리자마자 강탈해 갔습니다. 추운 겨울날 바람이 쌩쌩부는 대로변인 공원에 아무런 바람막이도 없이 앉아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경찰간부들은 찾아와 전여농 임원에게 삿대질을 하며 해산을 경고했습니다. 전여농의 투쟁의지는 더욱 높아졌습니다. 경찰들은 전여농 농성단 주변으로 병력을 강화했으면 반입하는모든 물품을 검문하기 시작했습니다. 단식단을 위해 배달된 효소가 담긴 작은 상자에 '여성농민 농성 천막'이라고 적혀 있자, 이안에 천막이 들었다며 제지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 문구는 '농성 천막'으로 보내라는 뜻이었습니다. 상자를 뜯어보고 나서야 돌려 주었습니다. 물한병, 컵하나도 반입할 때 시비를 걸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때에 전농 회원들이 농성단을 방문하며 난로를 들고 왔습니다. 공원 후문쪽에서 전경들과 마찰이 있었고, 끝내 난로는 경찰들에 의해 파손되었습니다. 천막도, 난로도 없으면 전여농 농성단이 해산하리라 생각하고 있나 봅니다. 그러나 농성단은 꿋꿋이 그 자리를 지켰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지지방문을 온 전농 강원도연맹 동지들과 국보폐지 단식단은 발길을 돌릴 수 없었다고 합니다. 남은 바닥재와 비닐로 간이 천막(?)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여기저기서 바람은 새어 들어오지만 노상에 앉아 찬바람을 맞고 있던 농성단에게는 너무나 감동적인 선물이었습니다. 기뻐하는 농성단의 얼굴을 보고 그때야 비로소 지지방문온 동지들의 얼굴도 환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밤 10시가 되자 7명씩 5개 경찰서(북부, 성북, 은평, 성동, 청량리)로 분산 연행되었던 전여농 회원들이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농성단을 지키고 있던 회원들과 풀려나온 회원들은 차가운 바람과 배고픔도 잊은체 서로를 반겼습니다. 이윽고 현애자 의원, 강기갑 의원이 도착하여 함께 농성단 하루 정리집회를 진행하였습니다. 많은 동지들이 지지 방문을 와주어 저리집회는 그 끝을 모른체 진행되었습니다. 찬바람은 더 세차게 불어오겠지만, 경찰들의 탄압도 몰아치겠지만 전여농 회원들의 단결된 투쟁은 내일도, 그 다음날도 진행될 것입니다. 지역의 회원들을 비롯한 많은 동지들의 지지방문과 연대 투쟁을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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