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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연합활동


엄마와 아이가 함께하는 우리쌀지키기 여성통일대행진단은 인천 부평에서 다음 지역인 충남 부여로 출발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상보다 너무 늦게 도착하여 맞이하러 나와주신 부여 농민분들께 너무나 미안하였습니다. 부여 여성농민회, 농민회 회원분들과의 짧은 상견례만을 진행하고 대원들은 다음날을 기약하였습니다.

10일은 새벽6시부터 규암면에서 농민투표가 진행되기에 여성대원(어른)들은 새벽5시에 일어나 미리와서 기다리고 계시던 농민분들의 차를 타고 규암면으로 이동하였습니다. 규암면은 부여 농민투표의 마지막 지역으로 당일 18개 마을에서 농민투표를 치루었습니다.

개표장은 규암농협 2층 강당이었습니다. 강당 문을 젖히고 대원들을 비롯한 참관인들이 하나 둘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참관인으로 각 마을을 다녀온 대원들은 서로의 마을에서 보고 듣고 겪었던 일들을 얘기하느라 개표장은 대원들의 목소리로 가득찼습니다.

예정된 10시가 되자 일찍 도착된 투표함부터 열기 시작했습니다. 개표장에는 참관인인 우리 대원들을 비롯하여, 농민투표를 진행하여 왔던 여성농민회와 농민회 회원들, 각 마을투표 선거관리위원장이었던 이장님들, 농협 직원들, 그리고 지역 경찰이 함께 하였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대원들은 한개 마을의 개표를 남기고 나와야만 했습니다. 농민의 운명, 농업의 운명, 민족의 운명이 달린 쌀개방 문제를 지역주민 스스로 투표하여 의견을 모은 역사적인 현장에 우리 대원들이 있었습니다.

대원들은 다시 숙소인 신기리 회관으로 돌아와 어린이대원들과 점심을 먹었습니다. 점심은 전날이 말복이어 그랬는지, 우리 대원들에게 힘을 주기 위함이었는지 닭죽이었습니다^^ 부여 여농 회원님들의 정성이 담긴 닭죽 한그릇에 우리 대원들은 감동이었습니다.

닭죽을 맛있게 먹은 대원들은 부여읍내로 나가 부여 여성농민대회에 함께하였습니다. 부여군청 근처 농협앞에서 작은 방송차를 배경으로, 버스정류장을 천막삼아 부여 여성농민대회는 시작되었습니다. 여농회원들, 우리 대원들외에도 농민회 회원들, 부여 시내 시민단체분들, 논산 여농 회원들, 농민회 출신 부여군의회 의원 등 여러 분들이 함께 하였습니다. 부여여성농민대회는 우리 대원들이 기존에 참가하여 왔던 지역 행사들과 다르게 느껴져 대원들에게 낮에 먹은 닭죽처럼, 거창하진 않지만 정성이 담긴 한마당이었습니다.

부여여성농민대회를 마치고 참가자들은 장날인 근처지역으로 유인물과 서명용지를 들고 나섰습니다. 너무나 뜨거운 햇살에 우리 대원들이 고생하는 것이 안타까웠는지 하늘에선 갑자기 소나기가 내렸습니다.

다들 비닐 한장, 종이 한 장 뒤집어 쓰고 부여농민회 사무실로 뛰었습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빗줄기는 바람을 동반하여 태풍과 같이 보였습니다. 비바람에 망가지고 있는 장터의 천막과 젖어서 이제 못팔게 된 가판위의 농산물을 내려다 보며 미국과 WTO에 의하여 힘든 삶을 살고 있는 우리 땅의 농민들이 생각났습니다.

젖은 옷을 어느 정도 정리하고 대원들과 부여 여농 회원들은 하루의 활동을 서로 나누었습니다. 짧은 하루를 함께 하였지만 서로에게 어찌나 할말이 많던지^^ 다들 시간가는 줄 몰랐습니다.

특히 그 자리에서는 특별한 인연이 만들어졌습니다.
여성대원인 광미언니와 부여여농 회원인 율희언니는 같은 해, 같은 날에 태어났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두 언니들은 서로 손을 놓지 못하고 서로의 인연에 아이들처럼 즐거워했습니다. 광미언니를 비롯한 우리 대원들은 8월 15일 서울에서, 8월 26일 대전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며 부여를 떠나 청주로 향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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